엄마가 된 이후로 나는 이런 생각을 정말 자주 한다.
"예전에 나는 이 정도로 화 안 났던 것 같은데... 나 왜 이렇게 예민해졌지?"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올라오고, 아이한테 순간적으로 화를 냈다가 또 금방 미안해지는 날들.
이런 날들이 반복되다 보면 괜히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내가 요즘 좀 이상해진 건가... 내 성격이 바뀐 걸까?"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꼭 한 번은 이렇게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이게 정말 단순히 성격 때문일까?
육아를 하면서 예민해지는 건 생각보다 많은 엄마들이 겪는 변화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성격 문제가 아니라 몸과 마음이 지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반응에 가깝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한다.

1. 계속 긴장하고 있는 상태라서 더 예민해진다.
육아를 하다 보면 하루가 정말 쉴 틈 없이 지나간다.
아이를 돌보는 일은 잠깐 집중하고 끝나는 일이 아니라 하루 종일 이어지는 일이다.
밥 먹이고, 씻기고, 놀아주고, 혹시 다치지 않을까 계속 신경 쓰고...
겉으로 보면 평범한 하루 같지만 사실은 계속 긴장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거다.
특히 아이가 어릴수록 잠깐도 완전히 마음을 놓기가 어렵다.
이 상태가 계속 반복되면 몸이 점점 긴장에 익숙해진다.
문제는 이 긴장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작은 일에도 평소보다 더 크게 반응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아이가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할 때, 잠깐 쉬려고 했는데 또 불릴 때, 예상 못 한 일이 갑자기 생겼을 때.
이런 상황에서 감정이 훅 올라오는 경험, 한 번쯤 있었을 거다.
이건 성격이 변해서가 아니라 계속 긴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긴장이 오래 지속되면 자연스럽게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요즘 유독 예민하다고 느껴진다면 "내가 왜 이러지?" 보다 "아~ 나 지금 너무 오래 긴장해 있었구나"
이렇게 한 번 나를 이해해줘도 좋겠다.
2. 참고 또 참다 보니, 감정이 쌓여버린다.
육아를 하면서 생각보다 많이 하게 되는 게 있다.
감정을 참고 넘기는 것, 힘들어도 그냥 넘기고, 짜증이 나도 참고, 속상해도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 앞에서는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 괜히 분위기를 흐리고 싶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런데 이렇게 참고 넘긴 감정들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안에 계속 쌓이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렇게 툭 튀어나온다.
별거 아닌 일에도 짜증이 나고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고 나도 모르게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이게 바로 감정이 쌓였을 때 나타나는 모습이다.
그래서 예민해졌다고 느껴질 때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라고 생각하기보다 "내 감정이 많이 쌓였구나"
이렇게 봐주는 게 더 자연스럽다.
감정은 계속 쌓아두기만 하면 언젠가는 다른 형태로 나오게 되어 있다.
3. 나를 위한 시간이 없어서 더 지치게 된다.
육아를 하다 보면 하루 대부분이 아이 중심으로 돌아간다.
아이 일정에 맞춰 움직이고, 아이 상태에 따라 하루가 달라진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를 위한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
이게 계속 반복되면 이런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혼자 있고 싶은데 그럴 수 없고 조용한 시간이 너무 부족하고 계속 누군가에게 반응해야 하는 상태.
이런 상황이 쌓이면 사람은 점점 지치게 된다.
그리고 그 지침이 예민함으로 나타난다.
왜냐하면 에너지가 부족하면 작은 자극도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에는 괜찮았던 일도 지금은 더 크게 느껴지고 감정이 쉽게 올라온다.
또 하나 중요한 건 나를 위한 시간이 없으면 감정을 회복할 틈도 없다는 점이다.
계속 에너지를 쓰기만 하고 채우는 시간이 없으면 결국 어느 순간 바닥이 난다.
그때 나타나는 게 바로 이런 예민한 상태다.
그래서 요즘 더 예민해졌다면 그건 성격 문제가 아니라 "나 지금 많이 지쳤다"는 신호일 수 있다.
예민해진 나, 이상한 게 아니다.
육아를 하면서 예민해지는 건 절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계속되는 긴장, 쌓여 있는 감정, 부족한 나만의 시간
이 세 가지가 겹치면 누구라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걸 억지로 고치려고 하기보다 먼저 이해해주는 게 더 중요하다.
예민한 날에는, 이렇게 해도 괜찮다.
유독 예민한 날에는 뭔가를 잘하려고 애쓸수록 더 힘들어진다.
그래서 그럴 때는 기준을 조금 낮춰도 괜찮다.
오늘은 조금 덜 해도 괜찮고, 아이에게 완벽하게 반응하지 않아도 괜찮고, 잠깐 거리를 두는 것도 괜찮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짧게라도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 이게 생각보다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육아는 정말 많은 에너지가 드는 일이다.
그래서 그 안에서 예민해지는 건 너무 자연스럽다.
요즘 유독 예민해졌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잘못된 게 아니라, 지금까지 충분히 애써왔다는 뜻일 수도 있다.
엄마도 결국 한 사람이다.
지치고, 쉬어야 하고, 회복이 필요한 존재다.
오늘은 조금 덜 해도 괜찮다.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다.
그렇게 하나씩 균형을 찾아가는 게 더 오래 편안하게 가는 방법이다.